국내 금융사 너도나도 ‘잠재력의 땅’ 인도네시아로

입력 2010-01-22 18:24


국내 금융기업이 앞다퉈 인도네시아로 가고 있다. 증권사, 은행 가리지 않고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금융회사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카르타 러시’가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왜 인도네시아로 몰리고 있을까.

◇성장 잠재력에 끌리다=영국의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010 세계전망’을 발표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라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부진한 러시아를 밀어내면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아닌 비시스(BICIs·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시대가 온다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업계가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성장 잠재력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제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과 지난해에 각각국내 금융기업이 앞다퉈 인도네시아로 가고 있다. 증권사, 은행 가리지 않고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금융회사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카르타 러시’가 확산되고 있다. 그들은 왜 인도네시아로 몰리고 있을까.

◇성장 잠재력에 끌리다=영국의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010 세계전망’을 발표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라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부진한 러시아를 밀어내면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아닌 비시스(BICIs·브라질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시대가 온다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업계가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성장 잠재력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제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과 지난해에 각각 6.1%, 4.3%(잠정치)라는 양호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 5∼6%대 경제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 5.5% 성장이 예상된다.

풍부한 자원과 탄탄한 내수 시장은 강력한 성장 엔진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008년 기준 2억3750만명으로 세계 4위다. 세계 1위 니켈 산지이고 천연가스(LNG)와 석탄, 주석이 가장 많이 나는 나라다.

여기에 2004년 10월 집권한 수실로 밤방 유도유노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 유도유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실시된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금융 산업 선진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금융 산업은 경제 성장 잠재력과 비교하면 낙후한 수준이라 투자 매력도가 한층 높다. 증시는 국내 증시의 10분의 1 규모로 초기 성장시장 수준이다. 난립한 은행들은 2004년 제정된 은행산업구조법에 따라 인수·합병(M&A)이 활성화돼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올해까지 최저 자본금 1000억 루피아(약 122억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은행 간 M&A가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

코트라 복덕규 아대양주팀장은 “인도네시아 은행의 총 자본이익률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 시장은 매년 20∼30% 성장하고 M&A 자금시장, 자원개발 투자 등이 활발하다. 지금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진출할 적기”라고 말했다.

◇얼마나 진출하고 있나=우리투자증권은 2008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차린 뒤 한국계 인도네시아 기업인 코린드 그룹의 계열사 CSI 증권 지분 60%를 인수했다. 올해부터 현지 증권사와 제휴해 국채·회사채 인수, M&A 자문, 자금 컨설팅, 자원사업 투자 주선 및 직접투자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2007년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 지분 26.5%를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 사업을 위해 현지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실사단을 파견해 현지 은행 3∼4개를 후보군으로 두고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도 현지 은행 인수를 계획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원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특정 국가로 쏠리면 과당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위험·고수익으로 분류되는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리스크 분산효과도 적다. 증시의 자금유입 둔화나 유출 시 주가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험, 과도한 유동성 유입에 따른 과열 현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