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시즌 프로야구 용병 투수가 주름잡는다

입력 2010-01-22 18:01


KIA 타이거즈가 용병 투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영입을 발표하면서 8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가 최종 결정됐다.

22일 현재 확정된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야수는 카림 가르시아(롯데)와 더그 클락(히어로즈) 뿐이다. 나머지 14명은 모두 투수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투수 비율이 높다. 게다가 좌완 2명을 제외하면 12명이 우완이고 대부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다. 평균 신장이 190cm에 육박할 정도로 키 큰 투수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용병 투수 2명이 27승을 합작하면서 일약 6위에서 1위로 도약한 KIA의 영향이 컸고, 타고투저 현상에 따른 각 팀의 마운드 붕괴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KIA는 2009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아킬리노 로페즈를 잔류시켰고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를 새로 영입했다. 로드리게스가 구톰슨의 자리를 얼마나 메워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SK와 삼성은 모두 지난해 활약했던 투수들과 재계약했다. 게리 글로버와 카도쿠라 켄(이상 SK), 브랜든 나이트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이상 삼성)는 쏠쏠한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은 끝에 한국 무대에서 2년 연속 뛰게 됐다.

최근 몇 년간 용병 덕을 보지 못한데다 불펜에 비해 선발진이 부실했던 두산은 절치부심한 끝에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있는 2명을 뽑았다. 과거 LG에서 뛰었던 좌완 레스 왈론드와 우완 켈빈 히메네스를 영입, 좌우 구색도 맞췄다.

롯데는 2년간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가르시아와 재계약했지만 지난해 세이브왕이었던 애킨스와는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출신 우완 투수 사도스키를 영입했다. 뒷문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지가 과제다.

히어로즈는 더그 클락과 재계약했고 오른손 거포 브룸바 대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좌완 투수 번사이드를 영입했다. 장원삼 이현승 등 트레이드로 빠져나간 좌완투수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LG는 메이저리그 출신 에드가 곤잘레스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맹활약했던 오카모토 신야로 마운드를 보강했다. 곤잘레스는 선발로, 오카모토는 마무리로 뛸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빠지면서 타선의 공백이 염려되는 상황이지만 타자 용병을 뽑지 않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호세 카페얀과 훌리오 데폴라 등 투수 2명을 새로 영입했다. 선발 투수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 1명에겐 마무리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