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BS發 교육혁명 예감
입력 2010-01-22 17:43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그제 본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EBS를 획기적으로 지원해 사교육 수요를 대폭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EBS만 보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강의내용을 강화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EBS는 그동안 방송과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도 사교육비 경감에 만족할 만한 역할을 못한다는 평을 들어왔다. 기본적으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강의를 만들지 못한 탓이다. 학생들은 EBS 강의가 재미 없고 수준 역시 사교육 업체에 비해 낮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보다 못하다는 혹평도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은 스타급 강사 확보의 실패였다. EBS에도 스타 강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가 적은데다 명성을 얻고 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일이 잦았다. 사교육 업계 못지않은 처우로 스타 강사들을 잡아두기엔 EBS의 재정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안 장관이 “이미 영역별 스타 강사 49명을 확보했고 추가 영입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강의의 경쟁력은 결국 강사에게서 나온다. 안 장관이 밝힌 대로 파격적인 우대정책을 통해 스타 강사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EBS가 사교육 업체들을 능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BS 강좌의 수능 반영률을 현재의 30%에서 70%까지 높이겠다는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실현되면 EBS의 위상과 영향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EBS 강의만 열심히 봐도 수능을 잘 볼 수 있는데 학생들이 굳이 비싼 돈을 내며 학원에 다닐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실효성인데 이를 위해선 EBS와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연구원의 긴밀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강화는 온 국민이 갈망하는 개혁 과제다. 이를 해결하는 데 EBS는 핵심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부는 EBS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하고 EBS 임직원들은 소명감으로 좋은 강좌를 만들어내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EBS발 교육혁명을 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