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공산업 立國 기대 크다
입력 2010-01-22 17:43
정부가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2008년 19억 달러였던 매출을 10년 내로 200억 달러로 끌어올려 세계 7위(현재 16위)의 항공 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게 골자다. 더불어 한국형 전투기(KFX)와 공격용 헬기(KAH)도 국내에서 개발한다.
공군의 전투기 F-4와 F-5는 도입된 지 30년 가까이 됐으며 육군의 공격용 AH-1 코브라 헬기와 500MD 헬기는 노후가 심해 KFX와 KAH의 개발은 다급한 형편이었다. 기본계획안은 군의 수요만 충족시키는 게 아니다. 항공산업 육성은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불가결한 전제이다.
항공산업은 부품수가 자동차의 10배에 이르고 조립공정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기계와 IT, 부품소재 융합이 전제돼야 하므로 첨단산업, 이른바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그만큼 항공산업 육성은 가치 있는 도전이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한 대를 수출하면 중형차 1100대를 파는 것과 같은 수익을 얻는다. 기본계획은 현재 7억 달러 수준인 항공 분야 수출 규모를 2020년까지 100억 달러로 키우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현재의 0.5%에서 3%로 올리기로 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에 항공분야가 가세하게 된다는 얘기다.
세계항공산업은 2020년에 5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T-50을 비롯해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자체개발할 만큼 짧은 기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은 규모, 핵심 부품 기술력 등에서 갈 길이 멀다. 더구나 현재 항공산업의 70%가 군수 부문에 집중돼 있어 민수 분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기본계획이 민수 완제기 개발에 초점을 둔 이유다.
과거 민간 항공기 개발에 번번이 실패했던 아픈 경험을 딛고 기본계획이 당초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산·관·학이 머리를 모아야 한다. 엔진 등 핵심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최근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항공정비산업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기 바란다. 항공산업 입국(立國)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