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하게 사는 얘기 할까요”… 토크쇼 부활
입력 2010-01-21 18:49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류의 ‘리얼 버라이어티’와 MBC ‘세바퀴’나 SBS ‘강심장’ 등의 ‘집단 게스트 쇼’가 주를 이룬 예능계에 토크쇼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KBS는 영화배우 김승우를 앞세워 토크쇼 ‘승승장구’를, MBC에브리원은 독설가 김구라가 메인 MC로 나서는 ‘스.토.커’, SBSE!TV는 ‘이경실 정선희의 철퍼덕 하우스’(이하 철퍼덕)를 선보인다.
토크쇼의 부활은 진솔함이 사라진 버라이어티 풍토에서 기인한다. 현재 버라이어티에는 비방과 독설이 난무한다. 또한 다수의 게스트는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때문에 신생 토크쇼는 수다의 밀도를 한층 높여서 감동과 진솔함을 노린다.
다음달 2일 첫 방송되는 ‘승승장구’는 첫 회 게스트로 탤런트 김남주를 섭외했다. 그녀의 연기인생, 가족관계 등을 두고 솔직한 생각을 들려줄 예정이다. 22일 첫 방영된 ‘스.토.커’는 스타 1명을 초청해 언론에서 밝히지 않은 숨은 이야기를 뽑아낸다. 다음달 방영 예정인 ‘철퍼덕’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여자, 가장 기막힌 사연을 가진 여자 등 속내를 들려줄 여자 게스트를 찾아간다.
‘스.토.커’ 의 정수정 작가는 “시청자는 의미 있는 사연과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 예전에는 이홍렬쇼나 자니윤쇼가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 류의 토크쇼가 거의 없다. 인터넷 기사나 연예 뉴스를 통해서 들은 소식은 수박 겉핥기의 정보밖에 주지 못한다. 토크쇼에서야말로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생 토크쇼는 정통 토크쇼와는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스트 MC와 게스트가 1대 1로 대화하는 단조로운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포맷과 특색 있는 분위기로 차별화에 나선다. 토크쇼의 색깔은 호스트 MC의 캐릭터와 연결된다. ‘철퍼덕’은 남편과의 사별 등 힘든 일을 이겨낸 정선희를 앞세워 토크쇼의 공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또한 정선희 본인의 집에서 촬영을 함으로써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거짓 없는 대화를 강조한다.
‘승승장구’의 ‘시청자 참여형 토크쇼’라는 형식은 친근하고 배려심 넘치는 김승우의 분위기와 호응한다. 윤현준 피디는 “따뜻한 마음씨,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돋보이는 김승우씨의 인간적인 면모 때문에 섭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승승장구’는 ‘박중훈쇼’와 비슷하지 않다. 무미건조한 정통토크쇼는 현재와 안 맞기 때문에 차별화된 버라이어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잡지사에서 스타를 심층 취재하는 형식을 빌려온 ‘스.토.커’는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비판을 잘하는 김구라의 캐릭터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호스트 MC인 김구라는 편집국장으로, 문희준 김새롬 등은 기자로 나와 게스트를 취재하는 ‘콩트형 토크쇼’다. ‘스.토.커’ 제작진은 “현재 방영중인 ‘무릎팍도사’나 ‘택시’처럼 특색을 갖추면서 게스트를 집중 분석하는 식으로 토크쇼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