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불평없이 살아봅시다”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 캠페인
입력 2010-01-21 18:55
“차가 밀려 정지해 있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천천히 달리던 차가 제 차를 쓰윽 밀고 지나가는 거예요. 전 그 차가 설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가데요. 다른 때 같았으면….”
지난 19일 한쪽 손목에 차고 있던 보라색 고무 팔찌를 빼던 날을 생각하며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가 한 말이다. 그는 지난달 10일부터 ‘불평 없이 살아보기 캠페인’을 스스로 펼치고 있었다. 팔찌는 불평을 하는지, 안 하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일종의 ‘감독관’인 셈이다. 불평을 하면 오른쪽에 차고 있던 팔찌를 왼쪽으로, 또 하면 다른 쪽으로 옮겨 다시 ‘불평하지 말자’고 처음 다짐했던 때로 마음을 돌려 잡는 것이다.
몇 차례 ‘위기’를 겪긴 했지만 한 목사는 한달여 만에 팔찌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그는 “이 캠페인을 통해 말 한 마디라도 조심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감사하고 행복감을 맛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새해 한 목사는 성도들에게 이 캠페인을 제안했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게 참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긍정적인 마음이 필요한데, 우리는 감사하다가도 불평을 쏟아내지요. 그러면 이웃을 헐뜯고 비난하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권하게 됐습니다.”
1000여명의 성도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21일간 단 한 마디도 불평하지 않고 팔찌를 빼면 한 목사는 성공을 축하하며 성도들에게 ‘행복인증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은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목회하는 윌 보웬 목사에 의해 시작됐다. 2006년 7월 보웬 목사는 여름독서클럽을 준비하면서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불평 없는 세상 만들기’를 생각해냈다. 200여명의 작은 교회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입소문을 타고 미 전역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