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계열사 多점포 모아 시너지효과 톡톡

입력 2010-01-21 21:23


배모(37·여)씨 부부는 지난 주말 서울 목동 ‘올리브 영’에서 콘택트렌즈 세척액을 산 뒤 CGV에서 영화를 보고 ‘투썸 플레이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저녁 식사는 ‘빕스’에서 했다.



서울 목동 CBS 건물 인근은 ‘CJ 거리’로 불린다. 커피 전문점 투썸 플레이스, 화장품·건강기능품 전문점 올리브 영,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와 ‘차이나 팩토리’, 아이스크림 전문점 ‘콜드 스톤’이 몰려있다. 모두 CJ 계열사 브랜드다. 길 건너 현대백화점 지하엔 영화관 CJ CGV도 자리잡고 있다. 고객들이 어느 매장을 들러도 CJ 매출이 오른다. 거리를 지나는 이들은 “콜드 스톤도 CJ가 운영하는 곳” “CJ를 위한 거리”란 말을 주고받았다.

집중 입점 효과를 감안한 포석이다. 같은 기업의 다양한 브랜드 점포가 밀집하면 다른 업체와의 경쟁을 피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는다. 기업의 일관된 이미지를 전하는 역할도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중산층 밀집지역 가족·연인들의 주말 나들이 동선을 분석했다”며 “목동 CJ 거리 조성 이듬해인 2008년 올리브 영 매출이 전년 대비 30% 신장했고, 월 매출 신장률이 50%에 이른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CJ 측은 명동, 대학로, 올림픽공원 등으로 CJ 거리를 늘리고 있다.

여의도 유진투자증권빌딩 지하엔 ‘매드 포 갈릭’ ‘토니 로마스’ ‘스파게티아’가 들어섰다. 모두 썬앳푸드 소속 브랜드다. 여기선 주말에 고객이 몰리면 자사 소속 인근 매장을 소개한다. 썬앳푸드는 3개 매장이 자리한 삼성동 아셈길 인근에 오는 3월 한식당 ‘비스트로 서울’을 열기로 했다. 썬앳푸드 남수정 대표이사는 “매출 증대 효과가 커서 건물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19일 명륜동 혜화역 옆에 대명거리점을 열었다. 대학로 상권 5호점이다. 스타벅스는 명동에 7개, 강남역 인근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스타벅스 측은 “매장이 꽉 찰 때 고객들이 경쟁업체 대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엔 매장을 집중시킨다”고 설명했다.

건물을 소유한 기업들은 계열사의 소매점을 늘린다.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지하 아케이드엔 2008년 11월 호텔신라의 베이커리카페 ‘아띠제’, 지난해 2월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매장 ‘빈폴’이 들어섰다. 여의도 LG트윈타워엔 LG생활건강 브랜드 ‘오휘’, ‘뷰티 플렉스’와 LG패션 ‘마에스트로’가 차례차례 자리했다.

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