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법부 독선”-野 “문제는 검찰”… 정치권,사법개혁 공방

입력 2010-01-21 18:28


여야는 21일 MBC PD수첩 제작진 무죄 판결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을, 민주당은 기소한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지목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법관이 대중의 주목을 받고자 한다면 법복을 벗고 시민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사법부 독립은 법원이 아니라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사출신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학계도 놀라고 국민도 놀라고 법원 내부도 놀란 이번 판결은 사법독립이 아니라 사법독선”이라며 “사법판결이 아니라 사법정치”라고 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은 직접 나서 사법부 개혁작업에 몰두해야 한다”면서 “사법부의 혼돈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이 아니라는 점을 대법원장은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파행적 가치관과 행태가 사회에 공개적으로 착근할 수 있는 면허장을 법원이 발부해준 것이 아니냐”며 “튀는 판결을 자주 하는 판사가 우월성을 갖고, 특정 조직 소속 판사만 큰소리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사법제도개선특위 소속 주성영 의원은 “옛날 군대 같은 조직인 우리법연구회는 이제 해체할 때가 됐다”며 “2006년 두산비자금 사건 집행유예 선고에 대해 ‘판사들이 이러면 되느냐’고 호통치던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왜 못 나서는가”라고 반문했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의원도 “지나치게 경력이 적은 판사들이 지나치게 중요한 사건을 판단한다는 우려가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동수로 국회 검찰개혁 특위를 구성하자고 요구했다. 변호사 출신인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모든 잘못은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태동했고, 공동정범은 한나라당, 앞장선 세력은 검찰”이라며 “공격해야 할 대상은 법원이 아니라 검찰로, 법원을 손보려는 기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철 제1정조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은 법원 장악 의도로 특위를 만들려고 하지만 민주당은 검찰 권력에 대한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유선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논의됐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나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강화 등의 검찰개혁 과제가 그간 미뤄져 왔다”며 “사법제도개선특위는 이를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지금 검찰에 필요한 것은 ‘정권의 수호자’로 스스로 위상을 추락시킨 것이 아닌지 성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노용택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