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성적은 좋아도 관심은 없다

입력 2010-01-21 21:39

우리나라 학생들이 뛰어난 과학적 소양과는 달리 ‘과학에 대한 흥미도’는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입식 교육과 이공계 푸대접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이상희)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생평가(PISA) 2006년’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일반적 흥미도는 전체 조사 대상 57개국 가운데 55위를 차지했다고 21일 밝혔다. 1998년 시작돼 3년 주기로 시행되는 PISA는 OECD에서 주관하는 학업 성취도 등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다.

OECD 30개 회원국을 포함한 57개국의 만15세 학생 40만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과학에 대한 흥미도’가 가장 높았던 국가는 콜롬비아(1.15점)였고 2위는 키르기스스탄(0.91점), 3위는 태국(0.79점)이었다. 한국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마이너스 점수대(-0.24)로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은 분야별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5∼9위권이었고 전체 국가 중에서는 11위로 나타났다. 과학계 한 인사는 “아무리 성적이 상위권이라 해도 미래 발전의 척도가 되는 흥미도가 최하위라는 것은 미래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과학 흥미도가 낮은 이유로는 과학적 상상력을 북돋아줄 교육 환경의 부족, 주입식 교육과 함께 여전한 이공계 푸대접 등이 꼽힌다. 이상희 관장은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에 친숙해지도록 과학에 인간과 감성의 옷을 입혀 과학을 따뜻하고 친근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