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수비 잘 하는 팀이 승리할 확률 높다
입력 2010-01-21 21:19
강팀의 조건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부분의 구기종목이 그렇듯 수비 잘 하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많다. 공격과 달리 수비는 슬럼프가 없기 때문이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선두 비결로 가빈이란 특급용병의 활약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최고의 수비팀이란 것을 팬들은 간과하고 있다. 21일 현재 삼성화재는 수비력을 재는 팀 리시브(세트당 12.77개)와 디그(세트당 12.19개) 부문 1위다. 석진욱과 리베로 여오현이 수비의 핵이다. 리시브가 잘 되니 세터에 의한 공격성공도 세트당 14.45개로 7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가빈의 공격성공률이 1위가 된 데는 이처럼 수비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가빈 스스로도 팀의 수비력에 여러 차례 찬사와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여자부의 수비 1위팀은 뜻밖에 4위팀 GS칼텍스다. 디그와 리시브 성공을 합한 개념인 수비에서 GS칼텍스는 세트당 가장 많은 32.56개. 반면 선두팀 현대건설은 29.07개로 미세한 차이기는 하지만 5개팀 중 꼴찌다. 남자부와 상반된 결과다. 현대건설은 디그에서는 꼴찌지만 리시브에서는 세트당 9.02개로 3위다. 리시브에 이은 공격의 선봉엔 케니라는 걸출한 용병이 있다.
GS칼텍스의 수비 핵심은 남지연이다. 리시브, 디그 부문 선두다. 세트당 10개정도의 수비를 해주니 팀 수비력의 31%를 혼자 담당한다. 여기에 오현미 이숙자 배유나 등이 가세해 몸을 던져 볼을 살려냈다. 새로운 용병 데스티니 효과는 이들의 수비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수비를 알면 스포츠는 더욱 재미있다. 21일 경기서 GS칼텍스는 데스티니가 시즌 최다인 29점을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2위 KT&G를 3대0으로 제압하고 6승(10패)째를 마크, 3위 흥국생명에 반게임차로 다가섰다. 지난 10일 도로공사전을 시작으로 흥국생명, 현대건설전에 이은 4연승. 남자배구의 대한항공이 그랬던 것처럼 여자배구도 GS칼텍스의 분발로 플레이오프 티켓 향방이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삼성화재는 우리캐피탈을 3대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18승3패. 가빈은 이날도 후위공격 8개, 블로킹 5개 등 26점이나 내리꽂았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