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포르토프랭스 복구·재건 작업 한창… 시 외곽은 무정부 상태

입력 2010-01-21 18:16

포르토프랭스에서는 20일(현지시간) 중장비들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도로를 다시 개통하는 등 복구와 재건이 한창이다. 그러나 아직 시 외곽의 산비탈 이재민에게는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와 인접한 항구에서는 수도를 탈출하려는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중심가의 막혔던 도로는 거의 뚫렸다.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다운타운의 대통령궁과 노르트담 대성당 주변도 미군이 주둔하면서 질서가 회복된 모습이다. 전날 오전까지도 출입을 통제했지만, 이날 오후에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미군이 거리 곳곳에서 물과 음식을 배분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물탱크 트럭이 주민들에게 물을 나눠주는 모습도 흔해졌다. 지역행정기관과 파출소 주변에는 배급 소식을 기대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먼레이’라는 5세 아이가 8일 만에 탈수증상 외에 다친 곳 없이 건물잔해더미에서 구조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시 외곽은 여전히 무정부 상태라고 CNN이 전했다. 특히 빈민들이 많이 사는 산비탈에는 접근 방법이 없어 발을 구르는 상황이다.

시 외곽 르부동 마을은 60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났지만 1m 안팎의 좁고 가파른 계단으로 길이 이어져 중장비가 접근할 수조차 없다. 한국의 달동네처럼 집들이 지붕을 맞대고 있어 주소조차 없는 지역이다. 주민 토머스 브루투스는 “시신 썩는 냄새를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마을 책임자 로멜로스 피에르 로날은 ‘가장 시급한 게 뭐냐’는 질문에 “접근성(Accessibility)”이라고 답했다. 일주일 넘게 구호의 손길을 기다렸지만 식량도 물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티의 잊혀진 희생자들이다.

여진이 계속되자 도심을 탈출하는 행렬도 많아졌다. 항구도시인 포르토프랭스 서쪽 부두에는 수천명이 몰려 아이티의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 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다.

여객선 선주는 “600명을 태우도록 허가 받은 배인데, 바로 직전 항해 때 3000명을 태웠다”고 말했다.

포르토프랭스=김지방 기자,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