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비하 파문 日 산케이 서울특파원 구로다 가쓰히로 “독도요? 현실적으로 통치한 한국 영토죠”
입력 2010-01-21 21:51
비빔밥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 구로다 가쓰히로(69)씨는 “양두구육이란 말은 유머러스한 표현일 뿐”이라며 이번 소동이 문화 차이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구로다씨는 또 자신은 우익 인사가 아니라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는 친한 인사이며 잊혀진 한국문화 등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비빔밥 논란에 대한 해명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산케이신문 외신칼럼을 통해 비빔밥 세계화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뒤 “비빔밥은 양두구육의 음식”이라고 비판해 물의를 일으켰다.
구로다씨는 “내가 쓴 칼럼은 일본 독자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이해하기 쉽도록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썼던 것이 양두구육”이라며 “네티즌 등에 의해 벌어진 소동은 (한·일 간) 정서상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빔밥이 세계적인 음식이 되기 어렵다는 자신의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비비는 음식은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아 외국인에게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다양한 메뉴의 한정식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로다씨는 비빔밥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어떤 일본인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우익 언론인으로 알려진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반세기 이상 한국이 실력과 힘으로 독도를 통치해왔기 때문에 독도는 한국의 영토가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류가 한물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한류의 주 소비층인 40∼60대 중년 여성들은 생활의 활력을 주는 요소를 찾는 사람들이고 소비를 할 여유가 되기 때문에 한류가 일본에서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일교포가 많은 오사카에서 어린시절을 보내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구로다씨는 1978년 어학연수로 한국을 방문한 이후 현재까지 32년째 한국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80년 교도통신 서울특파원에 이어 89년부터 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으로 일해 왔다.
그는 “활력 있고 역동적인 삶에 반해 한국을 떠날 생각이 없다”며 이곳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만 “나라가 커지고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외부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매너 면에서 좀 더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쿠키뉴스 박소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