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센터 개관 2년… 외국인 서울생활 ‘척척 도우미’

입력 2010-01-21 22:06


지난해 초 한국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인 디안(25)씨는 시어머니와 말이 통하지 않아 속앓이를 하던 중 주변의 조언을 받아 서울글로벌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필리핀 현지어인 타갈로그어가 들려오자 디안씨는 반가운 마음에 1시간 넘게 전화기를 붙들고 상담원에게 하소연을 늘어놨다. 상담원이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결해주진 못했지만 디안씨는 대화만으로도 속이 시원해졌다고 기뻐했다.



서울시의 외국인 상담창구인 서울글로벌센터가 23일로 개관 2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섰고 서울에만 25만여명이 살고 있다. 외국인이 늘면서 서울글로벌센터에 접수되는 상담도 각양각색이다.

운전면허 및 신용카드 발급, 취업상담, 주택임대차 문제 등 기본적인 생활 상담부터 디안씨처럼 스트레스 해소용 상담 전화까지 센터에는 매일 갖가지 사연이 넘쳐난다.

비행기를 놓친 20대 네덜란드 남성이 상담원의 도움으로 추가 비용 없이 다음 항공편을 이용한 일, 병원비 15만원 때문에 쩔쩔매던 필리핀 노동자가 무료 진단서를 받고 눈물을 흘린 일 등은 당사자와 상담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상담사례로 남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글로벌센터에는 하루 평균 170명의 외국인이 방문한다. 상담 건수는 하루 평균 477건. 센터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타갈로그어 등 6개 국어를 쓸 수 있는 상담원 22명이 상주하고 있고, 파트타임 자원봉사자 20명이 상담을 거들고 있다.

지난 2년간 비자 등 출입국 관련 문의가 전체 상담의 6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서울에 관한 정보 취득이 12%로 뒤를 이었다.

시는 올해 러시아어, 프랑스어 등 상담언어를 늘리고, 외국인 창업지원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유재룡 시 경쟁력정책담당관은 “다음달부터는 거주지 근처에 있는 글로벌빌리지 센터 5곳(이태원·역삼·이촌·연남·서래마을)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오동현 대학생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