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전도사’ 이찬진… “앱스토어는 독점 못해 도전할 만한 블루오션”

입력 2010-01-21 17:42


‘아이폰 전도사’ 이찬진(45·사진) 드림위즈 대표에게 듣고 싶은 게 많았다. 이 대표는 1989년 서울대 재학 시절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아래하 한글’을 개발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18일 전화로 아이폰 앱 개발 전망 및 시장 현황 등을 물었다.

-‘아이폰이 국내 출시되면 개발자 시대가 열린다’고 하셨는데.

“하하, 개발자 시대라기보다… 이제 찬밥은 아니다, 이 정도가 맞는 말이겠죠. 누가 ‘라면 먹다가 돈가스 먹는 수준이 된 것’이라고 하던데 정말 맞는 표현이에요.”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앱 개발 준비를 하더군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파는 건 바보 같은 일이었어요. 3D 업종 중 하나였죠. 이동통신사나 대형 포털에 선택받은 10여개 회사만 살아남는 구조였거든요. 꿈과 희망과 창작이라는 게 없었죠. 이런 사람들에게 아이폰이 희망을 준 거예요.”

- 곧 레드오션이 되는 건 아닐까요.

“앱스토어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입니다. 모두 대박을 노리고 뛰어드는 게 아니에요. 골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신지애 되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 직장까지 그만두고 ‘올인’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그런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합니다. 그게 중요한 거예요.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이 수필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 대표의 낙관론은 계속됐다.

-10년 전 닷컴 열풍처럼 되지 않을까요.

“그땐 거대 회사 몇 개만 살아남고 다 정리됐죠. 하지만 앱스토어는 태생적으로 독점이 안 되는 구조예요. 지금 팔리는 앱들은 싼 가격에 사서 짧은 기간 소비하고 버리는 제품들이에요. 그런 앱을 매출 300억∼500억원짜리 회사가 만들까요? 다품종 소량 생산에 걸맞은 작은 조직이나 독립 개발자들을 위한 공간이죠.”

그는 “제 성공을 보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후회하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리곤 “(개발자들이 성공해) 마음의 짐을 덜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