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중반 日·터키·폴란드 강대국 부상”

입력 2010-01-21 17:47


‘100년후:22세기를 지배할’

최첨단 기술이 또 다른 기술을 부르며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100년 후의 국제정세를 예측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국의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미래예측가인 조지프 프리드먼이 무모해 보이는 이 과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 경제, 외교 분야의 세계적 싱크탱크 스트랫포의 설립자이자 CEO인 저자는 100년 뒤를 내다보는 것이 경솔한 일도 아니며 지극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21세기의 패권을 쥐고 향유할 국가는 단연 미국이라고 단언한다. 부와 군사력, 과학기술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국가가 21세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이 지구상의 최대 강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어느 정도 상식이 되어버린 예측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중국은 물리적으로 고립돼 있고, 전통적으로 해군력이 취약한데다 내부가 불안정해 미국의 맞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2020년대가 되면 쇠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인도가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를 두지 않는다.

대신 21세기 중반 3개의 신진 강대국이 부상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더욱 강력해 질 것이라며 해당 국가들로 일본, 터키, 폴란드를 꼽는다. 프리드먼은 2050년 일본과 터키, 폴란드가 아시아와 유라시아, 유럽에서 지역 패권국가로 등장하면서 우주전쟁으로 전개되는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지만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패권은 21세기 말까지 유지되고, 멕시코가 뒤늦게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 저자는 22세기 세계를 지배할 국가에 대한 예측은 유보했다.

한국에 대한 전망도 일부 나온다. 한국은 2030년이 되기 훨씬 전에 통일되며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경제적 위치가 훨씬 높아지게 되지만 일본의 팽창으로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드먼의 미래예측은 미국 중심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예측이 어느 정도 들어맞을 지도 알 수 없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100년 후까지를 내다보려는 원대한 예측은 한번쯤 음미해 볼 필요는 있겠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