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NO 사교육 NO… 시골로 간 서울 아이
입력 2010-01-21 17:55
으라차차, 시골뜨기 나가신다!/안선모 글·조민경 그림/살림어린이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도시를 떠나 시골 마을에 둥지를 트는 이들도 있다.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도시의 사교육 열풍 세태에 염증을 느꼈거나 깨끗한 환경 속에서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등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 시골 마을은 그 곳에 깃들여 사는 이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으라차차, 시골뜨기 나가신다’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 마을로 내려온 두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울에서 살던 산이는 할머니가 계시는 아빠의 고향 한내 마을로 이사를 온다. 이 곳에 살다 다섯 살 때 서울로 이사를 간 산이는 2년 후 아토피가 생기면서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다. 온갖 약과 방법을 다 써 봤지만 아토피는 낫지 않았다. 결국 아빠 엄마는 마지막 치료법으로 공기 좋고 물 맑은 고향으로 되돌아 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산이는 화장실도 집밖에 있고, TV도 고장 나고, 소시지도 없이 푸성귀 반찬만 밥상에 올라오고, 게임방과 마트도 없는 시골 생활이 심심하고 불편하기만하다. 전교생을 다 합쳐 스무 명도 채 안되는 한내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첫날부터 한 아이가 장난으로 건넨 도마뱀에 질겁한다. 하지만 산이는 산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따러 가고, 학교 텃밭에 식물을 가꾸고, 방과 후 시인인 동네 털보아저씨에게 시를 배우며 그곳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동화돼 간다.
시골뜨기가 되어 자연의 품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면서 언제부터인가는 아토피도 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강희라는 여자애가 도시에서 이사를 온다. 강희 아빠가 신장병에 걸려 요양차 내려 온 것. 산이는 강희와 학교 친구, 동생들과 어울려 다니며 시골 생활에 푹 빠져든다.
학생 수가 적어 폐교 위기에 처한 한내초등학교를 체험수업 프로그램을 통해 살려낸 일, 강희 아빠를 위한 동네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 등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주중에는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생활을 4년 넘게 하고 있다는 작가는 직접 보고 느낀 시골의 풍경과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골 생활도 나름의 고충은 있겠지만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인정을 나누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