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내기교회 노인대학, 노인들 ‘소통의 장’ 자리매김

입력 2010-01-21 17:46


전남 강진의 한 교회가 농촌지역 노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거나 목욕 및 미용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 어르신 섬기는 일을 4년째 하고 있다.

강진군 작천면 내기교회는 지난 8일 노인대학 개강식을 경로 위안잔치를 겸해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개강식에서는 완도 안디옥교회 초등·중학생 소녀 13명으로 구성된 안무팀 ‘완도리틀앤디’의 공연도 펼쳐졌다. 이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자원봉사 지도자 최미영씨의 노래교실에 이어 중식도 제공됐다.

내기교회가 마을회관이나 노인정 등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인대학을 처음 개설한 것은 2007년이다.

이 노인대학에서는 한글을 모르는 노인들을 위한 ‘기초 한글 공부반’을 비롯해 치매 예방을 위해 종이접기나 퍼즐 맞추기 등을 하는 ‘만들기 교실’, 취미생활을 위한 ‘노래교실’ 등을 매주 금요일 열어 운영하고 있다. 한글교실과 만들기, 레크리에이션 등은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광주나 완도 등지의 자원봉사자들이 1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 맡고 있다. 노인들은 이들 자원봉사자에게 항상 고마움과 수고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광주에서 찾아오는 만들기 지도사 박금진씨는 “노인들이 매주 금요일을 항상 기다리고 있다”며 “수업에 빠지지 않기 위해 농사일도 금요일을 피해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노인대학은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개교 첫해에는 작천면 내기리 인근 마을에서 20여명에 불과하던 노인 학생이 지금은 작천면 내 20여개 마을, 150명으로 무려 7배 이상 늘어났다. 이들 중 70% 정도가 기독교인이 아니다. 교회가 세운 노인대학이 지역 공동체를 형성, 노인들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1965년 5월 문을 연 작천 내기교회 주일 성도는 현재 50여명이다.

김향자(52·여) 목사는 “주민들이 하나님을 믿어야 교회에 올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누구나 편안 마음으로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며 “내기교회는 모든 주민에게 문을 활짝 열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강진=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