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자 조상은 1만년 전 중동 농부”… 英대학 연구팀 DNA 분석

입력 2010-01-20 20:59

대부분의 유럽 남성은 1만년 전 중동지역 농부들의 후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학 연구팀이 유럽 남성 2574명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Y염색체 중 80% 이상이 중동에서 비롯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연구팀의 패트리샤 발라레스퀴 박사는 “Y염색체는 한 세대인 아버지에서 아들에게 거의 변화 없이 유전된다”면서 “유럽의 남성 1억1000만명의 가장 공통적인 Y염색체 혈통이 유럽 전역에 어떻게 확산돼 있는지 조사한 결과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기울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일랜드의 경우 100%에 가까운 빈도를 나타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중해 연안에서 페르시아만을 잇는 ‘비옥한 초승달(Fertile Crescent)’ 지역에서 유럽에 전파된 농업이 농부들의 이주에 의한 것인지, 기술 이전에 의한 것인지를 놓고 제기됐던 논란에 상당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유럽인들은 농사를 짓지 않았고, 야생 동물을 사냥하거나 과일 등을 채집하는 데 그쳤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DNA연구를 통해 유럽 여성들의 혈통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성은 빙하시대 이후의 수렵·채취인을 조상으로 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농업 전환기였던 당시 중동에서 건너온 남성 농부들이 수렵과 채취로 생계를 꾸렸던 유럽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의 설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 저널 ‘공중과학도서관-생물학(PLoS-Biology)’에 실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