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매사추세츠 보선 ‘쓴잔’
입력 2010-01-20 21:10
결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정치적 중간평가에서 지고 말았다.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전 연방상원 의원의 후임자를 뽑기 위해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매사추세츠주 특별선거에서 공화당 스콧 브라운 후보가 민주당 마사 코클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연방상원 의석수는 민주당 59석(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포함), 공화당 41석으로 변했다.
이로써 단독의결을 할 수 있는 민주당의 이른바 ‘슈퍼 60석’이 깨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심각한 도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전에서 이슈 선점과 유권자 심리를 파고드는 데 실패했다. 초반 열세였던 공화당은 시종일관 건강보험 문제를 이슈화했다. “41번째 상원의원이 돼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저지하겠다”는 게 선거구호였다. 반대 여론이 더 높은 건강보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중도성향 유권자들을 대거 흡수했다.
보수세력의 단합도 한몫했다. 동성결혼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이 대거 이 지역에 몰려 선거지원을 했다. 건강보험이나 동성결혼은 보수층이 민주당과 진보세력을 공격하는 주메뉴다.
공화당은 또 이번 선거를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1년(20일) 평가로 몰고 갔다. 두 자릿수 실업률, 사상 최대 재정적자, 더딘 경기회복과 건강보험 개혁 추진으로 낮아진 그의 지지율(50% 미만)을 선거전에 활용한 것이다. 이 지역은 상원(2명) 하원(10명) 의원과 주지사 등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존 F 케네디와 에드워드 케네디 형제가 50년 넘게 지켜온 곳이며, 지난 대선 때는 오바마 대통령이 26%포인트 차이로 이긴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민주당에는 뼈아픈 패배다.
선거 결과는 건강보험 등 이른바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독주에 반발하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는 개혁법안들이 난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벌써부터 금융법안의 경우 월가의 반발에 공화당이 힘을 보태주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