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핏빛 종교전쟁… 이슬람·기독 세력 충돌 사흘새 사망자 300명 육박

입력 2010-01-20 18:44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州) 주도 조스에서 벌어진 무슬림과 기독교 세력 간 유혈충돌이 확산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17일 이슬람 사원을 짓는 문제로 무슬림과 기독교 세력이 충돌한 뒤 사망자가 최대 300여명에 육박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분쟁이 발생한 지역은 조스에서 기독교인들이 우세한 지역인 나사라와 그웜 지구다. 이곳에 이슬람 사원 재건립을 추진하면서 기독교계 젊은이들이 항의했고 충돌이 시작됐다.

이슬람교와 기독교 인구가 비슷한 나이지리아는 조스를 비롯한 중부 및 북부 지역에서 종교 분쟁이 빈발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조스에서는 지방선거를 둘러싼 부정 논란으로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충돌해 수백명이 사망했다.

이슬람 성직자 발라라베 다위드는 “조스 도심의 이슬람 사원에 192구의 사체가 이송됐고 부상자 800여명은 육군병원에 보내졌다”며 “사원은 물론이고 동네 개인병원까지 부상자들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굿럭 조너선 부통령은 “조스 지역에 군 병력을 진입시킬 것을 명령했다”고 군 소식통은 밝혔다.

24시간 통행금지 명령과 함께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유혈 사태를 두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나이지리아에서 폭력이 되풀이되는 건 종교적인 문제와 함께 경제적 기회의 부족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정치 상황도 불안하다. 한때 사망설이 나돌았던 무슬림 출신 우마르 무사 야르아두아 대통령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그는 기독교인 조너선 부통령에게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있다. 야당은 국정 공백을 우려해 대통령 권한 위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