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연 매출 20조원 첫 돌파
입력 2010-01-20 18:29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세계 LCD 제조사 중 매출 20조원을 넘어선 곳은 두 회사뿐이다. 새해 들어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두 업체의 이 같은 실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국내외 사업장을 합친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822억원, 영업이익 3571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패널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영향으로 전분기(9040억원) 대비 60% 감소했으나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조6136억원, 영업이익은 1조772억원으로 집계됐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신규라인의 신속한 풀가동으로 수요 확대에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 수 있었다”며 “올해는 4조원 규모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LCD 사업부에서만 매출 15조9400억원, 영업이익 8500억원을 올렸다. 증권업계 추정치인 4분기 매출 6조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합하면 연간 매출은 21조9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5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해외 경쟁사들이 생산을 줄일 때 오히려 신규라인 가동에 나서 수요 회복 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전망도 밝다.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패널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모니터용 패널에 이어 이달 TV용 패널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춘절(春節·음력 1월 1일) 특수를 앞둔 중국 TV 업계의 수요 강세가 패널값 반등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해 어렵게 성사된 삼성과 LG 간 패널 교차구매 약속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은 “패널 수급상황이 서로 안 맞아 교차구매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