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출 기준금리 3%후반∼4%초반 전망
입력 2010-01-20 18:35
다음달 16일부터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한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가 나온다. 대출금리 수준이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은행들의 가산금리 운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6개월간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새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대출금리 매달 한 차례 바뀐다=은행연합회는 20일 은행장 회의를 열어 9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평균한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를 다음달 16일부터 공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픽스는 9개 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등 자금조달 금리를 비중에 따라 가중 평균한 것으로, 월말 잔액 기준과 월중 신규 취급액 기준 두 가지로 매달 산출된다. 은행들이 코픽스를 도입키로 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온 CD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 대출금리 전망은=코픽스를 바탕으로 한 신규 대출상품의 금리는 가산금리가 줄어들어 현재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러나 금리가 최저 0.1%에 불과한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금리 산정에서 제외된 만큼 금리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는 한국은행에서 매달 발표되는 ‘저축성수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와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은행 관계자는 “실무자 회의에서 한은 가중평균금리라고도 불리는 저축성수신 금리를 기준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현재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3.54%여서 처음 발표되는 코픽스도 3% 후반이나 4%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해 실제 대출금리를 결정하게 된다. 가산금리는 코픽스와 개별은행 조달비용과의 차이, 관리비용, 신용도, 기간 프리미엄 및 거래실적 등을 고려해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은행들은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코픽스 연동 대출로 전환하려는 고객에게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허용할 방침이다. 단 은행별로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 출시일로부터 6개월간 1회에 한해 허용된다.
◇코픽스 독과 약 양면성 지녀=새 기준금리는 금리 변동성을 축소, 대출자들이 시중금리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금리 예금 경쟁 등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특히 변동성 자체는 줄었으나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은행이 아닌 고객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대출과 잔액 기준 등 두 가지로 대출 기준금리가 공시돼 소비자 선택권을 확충했고 은행의 실제 자금조달 비용이 폭넓게 반영된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고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개별 은행들이 가산금리 운영체계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도 대출 때 적용받은 금리 수준 등 조건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는 만큼 대출 기관의 향후 공지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일송 배병우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