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외곽도시도 건물 80∼90% 파괴

입력 2010-01-20 18:07

대지진 이후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 지역의 참상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AFP통신은 20일 진앙과 인접한 수도 서쪽 도시 레오간의 건물 80∼90%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가톨릭이 운영하는 한 학교에서 500여명의 사제와 수녀, 학생들이 한꺼번에 매몰됐다고 전했다. 일본 구호팀은 26명의 군의관과 의료 물자 및 식량을 레오간에 보냈고,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팀도 이동했다. 동행한 시노미야 노부타카 일본 대사는 DPA통신에 “현지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수도 북쪽 외곽에 위치한 티타넨 언덕에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가 등장해 신원 확인 없이 시신들이 마구 매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티타넨 언덕은 아이티 독재자들이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치적 반대파들을 학살했던 곳으로 ‘저주의 땅’으로 불린다.

부모 잃은 아이티 어린이의 집단 이주도 시작됐다. 미국 ABC방송은 아이티 어린이 53명이 피츠버그로 이동했고, 국제구호단체 ‘키즈 얼라이브 인터내셔널’이 50명의 아이들을 도미니카공화국의 보호시설에 수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