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스 사이공’ 4년만에 관객 찾는다… 3D·캐딜락 업그레이드 무대
입력 2010-01-20 18:01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올려진다.
‘오페라의 유령’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1989년 런던에서 초연 된 이후 지금까지 317개 도시에서 2만2000회 이상 공연됐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 됐으며 공연장마다 80% 이상의 유료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미스 사이공’의 이야기 전개는 오페라 ‘나비부인’과 거의 같다. 미군 병사 크리스와 베트남 처녀 킴은 사랑하지만 미군의 철수로 헤어진다. 홀로 남은 킴은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고, 크리스는 미국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나중에야 크리스는 이 사실을 알고 찾아오지만 킴은 생을 마감한다.
‘미스 사이공’은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간절히 기다리는 작품이다. 2006년에는 오디션에 1100명이 몰려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다 지원자가 몰렸었다. 이번 오디션에는 1300명이 몰려 기록을 깼다.
주인공 킴 역은 국내 초연 때 이 역을 맡아 일약 신데렐라가 된 김보경과 최근 잇달아 주연을 맡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임혜영이 번갈아 맡는다. 임혜영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킴 역을 하게 됐다는 감격에 너무 좋아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다”고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김보경은 “4년 전보다 성숙한 만큼 진짜 킴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킴과 사랑에 빠지는 미군병사 크리스는 4년 전 무대에 섰던 마이클 리와 이건명이 발탁됐다. 킴이 일하는 선술집의 주인으로 베트남의 부패한 사회상을 드러내는 캐릭터 엔지니어 역은 김성기가 연기한다. 그는 4년 전에도 이 역에 선발됐으나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뇌출혈로 쓰러져 무대에 서지 못한 아픈 경험이 있다.
‘미스 사이공’은 110억 원을 투입하는 대작이다. 국내 초연 당시 지적됐던 어색한 번역 투의 가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쳐 자연스럽게 바꿨다. 극 중에서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캐딜락은 2006년 공연에서는 실제로 볼 수 없었다. 이번에는 특별 제작한 캐딜락이 등장해 현실감을 더한다. ‘미스 사이공’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헬기 장면은 3차원 영상으로 생생하게 처리하고, 베트남과 방콕 거리도 더욱 화려하게 꾸며 볼거리를 더한다.
‘미스 사이공’은 3월 20일부터 4월 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4월 16일부터 5월 1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5월 14일부터 9월1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각각 공연된다(02-518-7343).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