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참사’ 애도 찬송가 인터넷 확산

입력 2010-01-19 20:48


“참상의 아이티여, 견딜 수가 없구나/ 오랜 슬픔의 땅아, 너 절망하는구나.”

캐롤린 윈프리 질레트(48·사진) 목사의 ‘참상의 아이티여’ 곡의 첫 부분이다. 미국 델라웨어에서 남편과 함께 라임스톤장로교회 공동목회를 하고 있는 질레트 목사는 아이티 지진 참사 발생 다음날인 지난 13일 이 시를 썼다. 그리고 찬송가 ‘십자가 그늘 밑에(471장)’에 이 가사를 붙였다.

곡은 아이티 사람들이 겪고 있는 처절한 고통과 함께 그 고통은 결국 인간이 져야 할 십자가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고통의 순간엔 긍휼과 도움만이 예수님의 사랑을 나타낼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질레트 목사는 “이 곡을 통해 아이티의 참상을 교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또한 비극 중에도 하나님께 대한 신뢰와 헌신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곡은 지금 지금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미국 교계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합감리교회(UMC)는 지난 16일 300여명의 목회자들이 모인 콘퍼런스에서 이 곡을 불렀다. 7500만 그리스도인들이 속해 있는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은 모든 회원 교회가 주일예배때 이 곡을 활용하도록 요청했다.

질레트 목사는 대학생 때인 1980년 선교팀과 함께 아이티를 방문, 아이티의 참상을 목격했다.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 다섯 식구가 먹을 양식이 기껏 옥수수 하나였던 것. 그들은 옥수수를 5등분해서 한 끼 식사로 충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 받은 충격은 결국 평생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사역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고 밝혔다. 라임스톤장로교회는 현재 모금활동은 물론 자원봉사자 모집, 구호품 수집 등 아이티 구호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