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노후 ‘내연금’에서 설계하세요
입력 2010-01-19 22:02
중소기업 과장인 A씨(40)의 연봉은 4000만원이다. 빚도 없지만 저축도 없는 A씨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에서 평균 수준의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노후자금은 6억7000여만원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변함이 없다면 A씨가 준비할 수 있는 노후자금은 5억원 정도다. ‘절대 부족’ 진단이 나온다.
적은 월급을 쪼개 매달 66만원씩 15년 동안 4.9%의 수익률을 내는 저축을 하면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교육비에 생활비가 만만치 않다. 만 55세 정년퇴직한 뒤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10년 공백도 막막한 상황이다. A씨는 주택자금 마련을 위해 퇴직금을 중간 정산했기 때문에 퇴직할 때 1억원가량밖에 못 받는다. 은퇴 후 직장을 새로 구하거나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등 다른 노후 준비를 하지 않으면 퇴직금만으로 A씨가 살 수 있는 기간은 3년도 안된다.
A씨 경우처럼 노후자금을 계산하고 노후 설계에 필요한 자료를 구할 수 있는 노후 설계 전문사이트 ‘내연금(csa.nps.or.kr)’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연금공단이 지난달 14일 문을 연 뒤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약 2만명이 방문했다. 연금공단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주요 방문자로 지목하고 있다.
노후자금 계산 외에 개인의 재무, 건강상태, 주거 환경, 취미, 대인관계, 여가생활 등을 다각도로 따져본 뒤 자신에게 맞는 노후설계서비스(CSA)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 한국재무설계사, 사회복지사, 노후설계 전문상담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무료 상담을 해주고 있다. 상담은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가능하다.
박모(60)씨는 CSA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게 됐다. 국민연금 수급 요건 120개월을 채우지 못해 연금 수급 대상자가 아니지만 그동안 내지 않은 연금 보험료를 내면 65세 이후 매달 45만원씩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5개월 동안 실업급여로 근근이 살아왔던 박씨는 CSA를 통해 고용지원센터를 소개받고 최근 학교 경비일을 시작했다. 박씨는 국민연금을 받기 위해 밀린 보험료도 내면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노후 준비가 급하지 않은 젊은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결혼, 자녀 교육, 주택자금 마련, 창업 준비 등에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알려주고, 현재 재무 설계는 잘하고 있는지 진단해준다. 자신의 투자 성향과 재무 건전성도 소득, 부채 등을 입력하면 간단하게 계산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