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도 발끈한 빵·라면값 고공행진

입력 2010-01-19 21:21


한나라당은 19일 농심을 비롯한 라면, 빵, 과자 등 식품업체들이 밀가루 등 원자재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성조(사진)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식품업체들은) 전적으로 서민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나쁜 경영습관을 갖고 있다”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의장은 “가격 상승 요인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때마다 가격을 올려온 라면 과자 등 식품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이 내려도 온갖 핑계를 대면서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4월 이후 밀가루 가격은 30% 하락했는데 라면과 과자 가격이 그대로인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 의장은 라면업체인 농심의 사례를 직접 거론하며 “이 회사의 밀가루 구입액은 연간 1800억원 정도인데 밀가루 가격 인하만으로도 많게는 연간 140억원 정도의 직접적 비용 절감 혜택을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등 관계당국이 시장지배적 업체들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없는 지 정확한 실태파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밀가루 가격 인상 등 원자재가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식품업체들은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 회사들과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 등 제과업체, SPC 등 제빵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밀가루 가격이 인하됐다고 설탕 등 다른 재료가 많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은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폭이 큰데도 이들 업체가 가격을 올릴 때는 곧바로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거나 아예 내리지 않는 얌체 경영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식품가격은 서민경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설 이전까지 가격안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