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럽파… 그리스전 해법 봤다
입력 2010-01-19 18:40
지금까지 허정무호 선수들은 크게 해외파와 국내파로 구분돼왔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해외파, K리거 이동국(31·전북)이 국내파 대표 주자였다. 그런데 허정무호 평가전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흐름 하나가 나타나고 있다. 돌아온 유럽파들의 부활이다. 돌아온 유럽파들이 ‘해외파-국내파’ 단순 양자 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끝난 핀란드전(한국 2대 0 승리)은 유럽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로미치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하반기 K리그 수원 삼성으로 복귀한 김두현(28).
허 감독은 핀란드전에서 전반 35분 김두현을 투입해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겼다.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한 핀란드전은 김두현 투입과 함께 4-2-3-1로 바뀌었고, 새로운 공격 루트가 된 김두현의 활약 속에 한국은 4분 뒤인 전반 39분 선제골을 넣었다.
선제골의 주인공 오범석(26·울산) 역시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오범석은 러시아 프로축구 사마라에서 뛰다 지난해 국내로 이적했다. 축구 IQ가 높은 오른쪽 수비수 오범석은 러시아 무대에서 힘 좋은 유럽 선수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노하우를 익혔다.
핀란드전 득점은 없었으나 지난주 남아공 프로팀 베이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넣은 이동국은 돌아온 유럽파들의 맏형이다. 핀란드전에서 오랜만에 A매치 풀타임을 뛴 이동국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달라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국에게는 ‘그래도 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미들즈브러) 출신’이라는 자존심이 있다.
유럽에서 10년간 활약한 뒤 최근 포항 스틸러스로 팀을 옮긴 설기현(3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소속이었던 조원희(27·수원)도 허정무호의 돌아온 유럽파 사단에 속해 있다.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박지성, 박주영(25·AS모나코), 이청용(21·볼턴), 기성용(21·셀틱) 등 해외파 중심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자리 경쟁에서 현재까지는 순수 국내파보다 돌아온 유럽파들이 우세한 양상이다. 현재 뛰고 있든 과거에 뛰었든 유럽 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존재는 허정무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