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매사추세츠 선거… 몸단 오바마
입력 2010-01-19 22:26
19일 상원 선거… 텃밭 기류 심상찮아 비상
패배땐 ‘슈퍼 60석’ 깨져 의보안 통과 차질
미국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특별선거 때문에 애태우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후임자를 뽑는다. 매사추세츠주는 민주당 텃밭인 이른바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로 분류된다. 이곳 유권자들은 1972년 이후 한 번도 공화당 상원의원을 뽑아준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거전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민주당 마사 코클리 후보가 공화당 스콧 브라운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건강보험개혁안이 논란 끝에 연방 상원을 통과하면서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미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건강보험 문제가 최대 선거쟁점이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공화당은 또 이 선거를 오바마 대통령의 중간평가로 몰아가고 있다. 올 들어 여론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이하다. 낮은 지지율은 상당 부분 건강보험개혁안 때문이며 공화당은 이 이슈를 한껏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공화당 후보 쪽으로 다소 기울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도성향 유권자가 210만명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 150만명, 공화당 지지 성향 유권자 50만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전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이들이 투표장에 가서는 대부분 민주당을 찍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민주당의 잠재적 우군들이 이번에는 지지하지 않거나,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의 의미는 단지 민주당이 한 의석을 지키거나, 공화당이 한 의석을 빼앗아가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공화당 브라운 의원이 이기면 워싱턴 정치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을 합쳐 60석을 확보하고 있다. 공화당은 40석이다. 60석은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로, 단독 의결이 가능한 숫자다. ‘슈퍼 60석’의 위력은 지난해 12월 24일 상원이 건강보험개혁안을 처리하는 데서 나타났다. 민주당은 60석으로 토론을 종결시키고 60대 40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따라서 민주당이 1석을 잃게 되면 남아 있는 금융개혁법안, 기후변화 관련 법안 등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건강보험의 마지막 절차인 상·하원 공동안 조율의 난항도 배제하기 어렵다. 몸이 단 오바마 대통령이 17일 보스턴으로 날아가 선거유세에 참여한 이유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