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주재 외신기자들도 당했다… 2곳 ‘구글 이메일’ 해킹 피해

입력 2010-01-19 22:57

중국 주재 외신기자들의 구글 이메일인 지메일(Gmail)도 인권운동가들의 이메일과 비슷한 방식으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외신기자클럽은 18일 밤 베이징에 주재하는 2개 이상의 외국 언론사 특파원들의 지메일도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를 본 외국 언론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피해자들 중 하나는 미국 AP통신 기자라고 홍콩 명보가 19일 보도했다.

외신기자클럽은 “지난 2년간 중국 주재 기자들은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는 사실을 모든 회원들은 명심해야 한다”면서 “클릭할 때마다 조심하고 정기적으로 바이러스를 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중국 정부와 검열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중국에서 철수할 가능성과 사업을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모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슈미트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의 검열 행위는 우리가 발견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 측은 이번 이메일 해킹에 1명 이상의 내부 직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슈미트는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 앞서 철수 방침을 먼저 공표한 이유에 대해 “검열 문제를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았고 좀 더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즈니스를 고려했다면 중국 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철수 방침은 검열 행위 등과 관련된 가치 판단의 문제였다”며 “글로벌 시각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구글도 중국의 법과 관행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법률과 법규를 준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구글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