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 많은 고교학생, 수능점수 낮다”… 전교조 즉각 반박 “서울대 합격생 많이 배출”
입력 2010-01-19 21:19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고교에서 전교조 조합원 비율에 따른 학력의 상관관계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노동연구원은 전교조 조합원이 많은 학교 학생이 수능 점수가 낮다고 분석한 반면 전교조는 조합원이 많은 학교가 서울대 합격생을 더 많이 배출한다고 반박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용역을 받아 수행한 정책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원 노사관계 평가와 발전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교조와 학업성취도 간 상관관계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각 학교 교사의 전교조 가입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수능 성적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교조 가입교사 비율이 10% 증가할 경우 언어 영역 수능 표준화 점수는 0.5∼0.6점이, 백분위 점수는 1.1∼1.3점이 하락했다. 외국어 영역은 각각 1.1∼1.3점, 1.5∼2.0점이 떨어졌다. 다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가입 교사 비율과 담임교사의 전교조 가입 여부는 수능 성적과 관련이 없었다.
이 교수는 2004년도 한국교육고용패널(KEEP)을 활용해 교원의 노조 가입률이 수능의 언어·외국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하는 KEEP에는 일반계 고교생의 개인특성과 가정환경, 수능 성적, 교사 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일반 국민들이 전교조 활동에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이장원 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교조 활동에 ‘공감하지 않는다’(32.7%)는 의견이 ‘공감한다’(23.2%)는 의견보다 9.5% 포인트 많았다고 밝혔다.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킬 의향을 묻는 항목에서도 ‘없다’(42.0%)는 답변이 ‘있다’(17.2%)는 응답을 압도했다.
전교조는 즉각 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전교조 조사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교원단체 회원 1인당 서울대 합격자 수는 전교조가 0.11명으로 교총(0.04명)보다 2.75배 많았다. 서울지역에서 전교조 조합원이 많은 20개 학교에선 총 72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반면 교총 회원이 많은 20개 학교에선 44명이 서울대에 입학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학회, 한국교육사회학회, 교육평가학회 등이 공동으로 분석해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