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미군 소총 조준鏡에 성경 코드
입력 2010-01-19 18:19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이슬람 국가에 배치한 미군 부대에 지급할 소총 조준경에 신약 성경 구절이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ABC방송은 미국 미시간주 소재 무기부품회사인 트리지콘사가 미 해병대에 납품한 카빈 자동소총 조준경 80만개에 ‘2COR4:6’나 ‘JN8:12’ 등의 표식이 새겨져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리지콘사는 소총 조준경 납품을 위해 미 해병대와 6억6000만 달러(약 7438억원)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미 육군과도 별도 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 표식은 장비 관리를 위해 미 국방부에서 표시한 일련번호로 보이지만 사실은 제조사인 트리지콘사가 임의대로 새겨넣은 성경 문구 표시다. 2COR4:6은 고린도후서 4장 6절을 뜻한다. “어두운 데서 빛이 비취리라 하시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취셨느니라”라는 내용이다. JN8:12는 요한복음 8장 12절이다.
조준경은 이라크와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은 물론 미군에게 훈련받고 있는 현지 군인과 경찰관도 사용하게 된다. 현재 미군 당국은 이슬람 국가에서 특정 종교를 의미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트리지콘사 판매책임자인 톰 먼슨은 “예전부터 이 같은 표시를 해 왔다”면서 “이것이 잘못됐거나 불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리지콘사가 소총 조준경에 성경 표식을 넣은 건 회사 설립자인 글린 빈든에 의해 시작됐다. 글린 빈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해 회사를 세웠다. 그는 2003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