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여성 돕기 자선전시회 서울YWCA 이연배 회장
입력 2010-01-19 18:53
“엄마·아이들 심신 피폐 폭력 대물림 끊게 도와주세요”
“좋은 그림을 착한 값에 마련하면서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가정폭력 피해여성 돕기 자선전시회를 서울 을지로 중소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고 있는 서울 YWCA 이연배(63) 회장은 19일 “이번 전시에서 얻은 수익금은 특별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옥션블루닷엠 주관으로 지난 15일 시작해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조영남, 노충현 등 인기 작가 100여명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 마지막 날 경매를 진행하며, 전시 기간 중에는 경매 시작가(시중가의 50∼70%)에 구입할 수 있다.
“이번 수익금으로 쉼터에 머물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에게 상담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는 자원 활동가로 키울 것입니다.”
이 회장은 이번 계획이 자리 잡으면 피해여성들의 자조모임이 만들어져 스스로 도우며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재봉, 바리스타 등 직업훈련을 주로 해왔다. 서울 YWCA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해 누리봄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21세대 44명이 머물며 새 삶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는 피해여성과 자녀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폭력을 견디다 못해 맨몸으로 뛰쳐나온 이들입니다. 엄마는 물론 아이들도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 심신이 피폐해져 들어옵니다.”
그랬던 이들이 쉼터에 머물며 서서히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꿈도 갖게 된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그는 쉼터의 가훈이 ‘2호선을 타자’라고 소개했다. 서울 YWCA의 도움으로 진학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이 “지하철 2호선에 있는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에 진학하자는 뜻”으로 만든 가훈이란다.
“엄마를 때린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들은 다시 아내를 때린다고 합니다. 대물림되는 가정폭력의 고리를 끊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이 회장은 그림 경매에 많이 참여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