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박정희 과천청사는 실패작”
입력 2010-01-19 18:13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은 19일 대전 문화동 연정국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시당 국정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지난 14일 천안을 찾아 국정보고대회를 가진 지 닷새 만이다.
안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과천에 행정부처 일부를 옮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해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세종시 수정론에 힘을 싣기 위한 발언이지만 계파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과천에 행정부처를 옮긴 이후 지역 발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과천에 제2청사를 만든 것은 잘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이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수정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선택은 충청도민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친박 성향의 일부 당원들은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행사장이 계파 간 감정싸움으로 소란스러워질 것을 우려한 듯 야당을 비난하는 것으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정 대표는 “야당은 충청지역에 와서 세종시 수정안이 빈껍데기라고 하고, 다른 지역에 가서 혁신도시에 가는 좋은 기업을 빼앗아 가는 블랙홀이라고 한다”며 “야당이 이렇게 말을 바꾸는 것은 충청 주민을 우습게 보고 바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친박계 갈등에 대해서는 “모든 당원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이런 문제 하나 해결 못하겠느냐”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재차 강조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세종시 문제를 가지고 당이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이 많지만 치열한 토론이 있을지언정 당이 절대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병대 대전시당위원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단합해야 한다”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하고 타협하기 위한 역지사지 정신이 가능해야 단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도 친이-친박계 갈등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낼 때는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품격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어떤 문제도 다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한편 정 대표의 경질 추진에 맞서며 불화를 빚어온 장 사무총장이 행사에서 정 대표에게 시종 깍듯한 예의를 갖춰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장 사무총장의 ‘화해 제스처’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저희는 하나가 될 것이다.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세종시 문제를 잘 해결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나아가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관련 법안이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거론하며 “정 대표께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 연두회견에서 그 부분을 제안했고, 하나가 돼 관철했다”고도 했다.
대전=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