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대출,빠를수록 유리… 연장땐 전문가와 상의

입력 2010-01-19 22:34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5% 인하했고,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새 기준금리를 적용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주택금융공사의 고정형 대출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5.7%로 변동형 상품과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진지 오래다.

그러나 금리 상승 시기와 폭 등 변수가 많아 어떤 상품으로 언제 대출받는 게 더 나은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금융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자들이 인하된 금리 혜택을 최대한 누리려면 대출상환 방법과 금리변동 주기, 대출기간 등에 맞춰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만기가 도래해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과거 금리조건과 비교한 뒤 대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대출은 1분기 중으로=금리가 본격 상승하기 전에 대출을 앞당겨 받는 게 더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과잉유동성 흡수를 위해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하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적극 대처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출구 전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은 빨리 받고, 예금은 천천히 가입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아직까지는 주택금융공사가 고정형인 모기지론의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지만 한은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비슷한 폭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은 최근 가산금리를 최고 0.5% 인하,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19일 현재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가장 낮은 연 4.51∼5.61%이며, 최고 금리 기준으로 신한은행 4.88∼5.88%, 농협 4.66∼5.91%, 국민은행 연 4.64∼5.94%, 하나은행 4.18∼5.98%, 우리은행 4.88∼6.00%, SC제일은행 5.17∼6.27%, 외환은행 4.92∼6.67% 등의 순이다.

◇새 대출기준 상품 기다려야=현재 판매 중인 CD 연동형 대출상품과 새 대출기준에 따라 출시될 상품 중 어느 것이 더 나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분분하다.

새 대출기준금리는 은행의 평균 조달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정기예금 등 은행의 실제 조달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보다 높아 대출금리 변경 초반에는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의 CD연동 대출 상품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올라가는 추세여서 은행의 평균 자금조달금리를 반영하게 될 새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산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새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조달금리가 높은 만큼 가산금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리 상승에 따른 변동성도 CD에 비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은 “금리 자체만 놓고 보면 현재의 CD 연동 금리가 새 기준금리보다 낮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성이 적은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새 대출 상품이 나오지 않아 정확하게 금리 수준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CD 연동형보다는 금리 변동성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 변동주기는 가급적 길게=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변동주기는 길게 가져가는 게 더 낫다. 현재 3개월 변동금리 조건과 고정금리 조건의 금리는 1% 이상의 차이가 난다.

실수요자이면서 장기 대출을 할 생각이라면 주택금융공사의 인터넷 전용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이(e)모기지론’도 좋은 선택이다. 이 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5.70%로 시중은행의 CD 금리 연동형 상품보다 최저금리 기준으로 1%포인트 안팎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올 연말까지 시중금리가 0.5∼0.7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금리가 높은 것이 아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