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바이블] 경제 회복을 위한 조건

입력 2010-01-19 17:34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섬기는 리더십 절실

올해 세계 경제는 경기 회복과 이중불황(double dip)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지난해 각국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펴면서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렸지만 시장의 자생력으로 연계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국가나 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때에는 이따금 지도층의 리더십이 참여 주체들을 결집시키는 촉매제가 되곤 했다.

19세기 분열된 독일을 통일시킨 비스마르크의 경우나 21세기 애플을 기사회생시킨 돌아온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정부와 기업과 가계가 경제 주체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식과 내용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적은 마찬가지다. 개인과 집단의 분산된 역량을 결집시킴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유익 또는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국내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의 부정적 요인들 가운데 간과하기 쉬운 것은 리더십의 부재다. 비록 지난해 무역 흑자가 404억 달러에 이르러 경기 회복세를 예감케 했지만 일본과 중국의 틈새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창출해 내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20개국(G20)의 부상은 미국 일본 및 유럽 주요국들의 경제적 리더십이 신흥시장의 변화와 발전 속도를 감당해 내기에 역부족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에서 리더십은 인체의 심장이다. 심장이 온 몸에 혈액을 공급하듯 공급 측면에서의 생산요소 투입(투자)→생산→판매→수익→재투자와 소비 측면에서의 노동→소득→저축/소비→후생→노동의 경제 순환 구조가 보다 원활히 작동하도록 동력을 공급하고 지원하는 일에 집중된다.

국내 4대 그룹 최고경영진들은 며칠 전 신년사에서 단순한 매출액 증대보다는 기업의 지속적 발전을 이끌 만한 실제적인 비전 제시에 집중했다.

최고경영진의 관심사는 언제나 미래 상황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것이다. 임직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구조와 체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더욱 치열해지는 약육강식의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당연한 생존전략이다.

기독교 경제와 경영 관점에서 바람직한 리더십의 모델은 종종 ‘섬기는 리더십’으로 귀결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듯 생산자와 소비자, 경영자와 근로자가 서로 ‘주께 하듯’ 섬기며 거래한다면 개인과 집단의 유익은 증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과 집단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흡인하는 능력만이 리더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섬기는 리더십이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방향으로 발휘돼야 한다는 것이다. 섬기는 행위의 주인공은 섬기는 자가 아니라 섬김을 받는 자다.

경영자가 근로자를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채워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경기부양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이 투자와 생산과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필요 여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갈림길에 놓인 국내 및 세계 경제에 ‘필요를 채우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과 집단이 각각 다양한 은사를 부여받았음을 확인해야 한다(벧전 4:10). 글로벌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은 다양한 물적 인적자원(은사)이 다양하게 활용되기보다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집중된 결과일 뿐이다. 우리나라가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수행해야 할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다양한 경제적 특성과 여건들을 확인하고 수용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자원들이 욕구보다는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교환되고 순환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시장의 매개와 조정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 시장의 경쟁질서는 때때로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개인과 집단이 다양한 은사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필요 충족의 자생력을 높임으로써 리더십의 선순환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무수한 사사와 선지자를 보내신 것은 그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이스라엘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함이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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