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친이 ‘불쾌감’… “구애 안받고 여론전 계속”
입력 2010-01-18 18:42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정몽준 책임론’ 발언에 정몽준 대표 측과 친이명박계는 “그럼 세종시에 관한 한 박근혜안(案)만 얘기하란 말이냐”고 발끈했다. 또 “(박 전 대표가) 늘상 그래오지 않았느냐”며 박 전 대표 발언에 상관없이 여론전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평소 웬만해선 격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정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표 발언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 발언을 보고받고 한참동안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정 대표는 박 전 대표가 ‘판단력 오류’ 등의 거친 표현으로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우에 맞춰 얘기해야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정 대표 측은 또 박 전 대표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적극 반박했다. 이 역시 이례적인 모습이다.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마치 정 대표가 원안을 추진한다고 약속해 놓고 지금에 와서 입장을 번복한 것처럼 발언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지난해 10월 재·보궐 선거 때 ‘현재의 한나라당 당론은 원안’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확인했을 뿐, 원안을 지지한다거나 그 당론이 계속돼야 한다는 식으로 발언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 측은 아울러 박 전 대표가 대화의 통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측근은 “우리쪽에서 무슨 의사를 타진하고 합리적 안을 도출해보려 해도 무조건 안 만나겠다, 어떤 다른 것도 안 된다고만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당 주류는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한 게 아니어서 세종시 수정을 위한 여론전을 예정대로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친이계 70명이 참여하는 모임인 ‘함께 내일로’에서 오는 20일 세종시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을 계기로 당내 투쟁도 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범친이계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분당론을 제기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분당론은 박 전 대표에게 당을 떠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와 더 이상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