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구호’ 기독 NGO의 힘!… 이어지는 모금,축적된 경험,헌신적 활동

입력 2010-01-18 21:49

아이티 지진 피해 구호에 뛰어든 국내 비정부기구(NGO)들의 활약이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단체들의 모금액이 국제적인 수준인 데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헌신적 활동으로 선진국 단체들도 한국 NGO의 활약을 높이 평가한다는 전언이다. 국내 구호단체들은 10여년간 국제 구호활동의 경험을 축적한 데다 한국인 특유의 희생정신을 발휘해 국제구호단체들이 연합사업을 제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숙인도 동참하는 모금운동=50만 달러(약 5억5000만원)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월드비전(회장 박종삼)엔 18일 노숙인의 기부금이 답지해 화제다.

서울 신공덕동에 위치한 산마루교회(이주연 목사)에서 전날 진행된 ‘노숙인을 위한 예배’에서 노숙인들은 아이티 구호를 위해 헌금했다. 헌금액은 3만2000원으로 100원짜리 동전부터 1000원짜리 지폐까지 73명이 참여했다.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정지선 과장은 “우리 돈 2만원이면 임시대피소를 만들 수 있는 방수포를, 1만원이면 휴지와 비누, 치약, 칫솔 등의 물품으로 구성된 위생키트를 지원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정성이 아이티에 전해지면서 많은 국제구호단체들이 한국 NGO의 활동과 국민들의 열심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에는 지난 14일 모금이 시작된 후 이날 오후까지 6000여건의 문의가 쇄도했다. 모금 방법과 자원봉사 절차를 묻는 내용이었다. 모금액도 당초 목표(5억)를 넘긴 7억원에 달했다.

윤보애 간사는 “국민들의 의식 향상으로 국제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한국민의 힘이 현지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파견돼 구호활동 중인 이병희 국장은 “아이티인들은 얼굴도 모르는 한국인들이 보내온 구호품을 고맙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구호팀 구호활동도 활발=한국에서 급파된 긴급구호팀들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이날 1억원 상당의 1차 지원에 이어 4억원 상당의 현금과 물자를 추가 지원키로 결정하고 긴급구호 요원 2명을 파견했다. 향후 10차에 걸쳐 긴급구호팀을 지속적으로 보낼 방침이다.

한국기아대책(회장 정정섭)도 구호품 분배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1차 구호에 이어 2차 구호 준비를 하고 있는 이철희 긴급구호팀장은 “물품을 받으려는 주민들이 흥분해 있어 분배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2차 배분에서는 국제기아대책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음식과 물”이라며 “생존자들이 탈수증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피플(회장 양오현)은 복구를 위한 복합적인 재건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화된 구호활동 전개를 위해 오염된 환경에서 발생되는 전염병 확산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굿피플은 의료와 방역 구호 활동을 위한 전문 의료진을 21일 파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해 라이프 스트로(빨대형 정수기)와 담요, 칫솔, 비누, 치약, 수건, 기본 의약품, 정수약 등으로 구성된 긴급구호 키트도 전달한다.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사무총장은 “한국 NGO들의 90%가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기독 NGO들은 종교를 뛰어넘는 활동으로 아이티 참사 복구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