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 학생도 공부해야 대학 간다

입력 2010-01-18 18:37

운동부 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입시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선수를 우대하고, 경기실적 외에도 봉사활동 등을 비중 있게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공부하는 운동부 학생’이 대학 진학에서 유리하도록 고교와 대학이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운동부 학생들이 경기에서 거둔 수상실적 외에 성적, 봉사활동 내용을 높이 평가하기로 했다.

이는 운동부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운동에만 매달려 운동을 그만둘 경우 다른 진로를 생각할 수 없게 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운동부 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과부가 2006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생 선수의 평균 교과 성적은 중학생이 100점 만점에 53점, 고교생은 46점에 불과했다. 하위 20% 이내의 성적에 속하는 학생선수는 중학교 75%, 고교는 97.8%나 됐다.

학력저하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평일에 열리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학생선수 상당수가 수업을 제대로 못 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7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교육감·교육장기 대회 중 주말 리그대회를 제외한 총 대회기간 1659일의 70%(1162일)가 평일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업이수율을 2012년까지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또 운동부 학생들이 공부와 운동을 원활하게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선수 지원 시범사업’ 계획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12곳의 학교가 운동부 학생들이 체계적인 교과지도를 받을 수 있는 학교운영 모델로 개발된다.

교과부는 4개 권역(서울·강원, 경기·인천, 충청·호남·제주, 영남)별로 초·중·고교 3곳씩 선정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선정된 학교는 서울·강원의 거여초(축구), 보인중(축구), 상문고(축구), 경기·인천의 성호초(축구), 오산중(축구), 오산고(축구), 충청·호남·제주의 성거초(축구), 천안중(축구), 천안제일고(축구), 영남의 명진초(농구), 금명중(농구), 중앙고(농구) 등이다.

이들 학교에는 2012년까지 연간 1억원이 투입되며 학습보조 인턴교사, 스포츠과학 자문단 등이 지원된다. 교과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선진국형 학교선수 육성 모델을 구축해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