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2010년 난기류 짙어질 것”
입력 2010-01-18 21:31
대만 무기판매 갈등·무역 분쟁에 구글 사태 겹쳐
전문가 “美, 11월 중간선거 의식 강경 대응할 듯”
올 연초부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첨단무기 판매와 중국의 반발, 무역 분쟁, ‘구글사태’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사태는 양국 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구글이 중국 측의 해킹과 검열에 반발,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적극 거들고 나서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지적재산권 보호, 산업 및 군사 스파이 등 미·중 간 각종 쟁점을 내포하고 있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구글이 당초 방침을 바꿔 최근 사업 지속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보복관세로 촉발된 무역분쟁도 올 들어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5일 중국에서 수입되는 철강제품 와이어 데킹(wire decking)에 대해 최고 289%의 예비 반덤핑 관세를 징수키로 했고,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대만 및 티베트 문제, 인권, 중국의 위안화 정책 등을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대만에 대한 패트리엇 미사일 판매를 승인했다. 이르면 오는 2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할 예정이다. 중국은 패트리엇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요격미사일 실험에 나서는 한편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계획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중국 전문가 청빈(成斌)은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미 관계는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올해 미국은 인권이나 정치 억압, 인터넷 등의 문제에서 지난해처럼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는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구글사태를 비롯한 중국과의 각종 쟁점들이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인 중 62%는 미국이 현재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7일 발표한 공동여론 조사에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53%로 지난달보다 소폭 올랐으나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68%에 비해 15%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중간선거를 의식해서라도 인권과 무역 분쟁 등 쟁점 현안에 대한 미국의 강경대응이 불가피하고, 중국의 반발이 맞물리면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