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수천명 美 플로리다로 집단이주 추진한다
입력 2010-01-18 21:40
지진 재해로 인한 아이티 고아들의 집단 이주가 추진되고 있다.
대지진에 부모와 집을 잃은 아이티 어린이 수천명을 미국의 플로리다주로 집단 이주시키는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고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추진 주체는 가톨릭 마이애미 대관구다. 작전명은 ‘오퍼레이션 피에르 팬’이다. 무연고 아이티 어린이들을 플로리다로 집단 이송시켜 임시 보호시설에 수용했다가 양부모를 찾아주거나 아이티 가족들과 재회하게 하자는 취지다.
아직 미국 정부의 승인과 자금을 기다리는 단계다. 하지만 플로리다 사회복지 당국과 교육 당국은 교회 측과 협력으로 임시 보호시설 후보지를 마이애미 인근 등 4곳에 물색해뒀다. 또 아이티 이민 사회가 형성돼 있는 다른 주의 대관구와 접촉해 아이티 어린이에 대한 수용 능력을 알아볼 계획이다. 가톨릭 마이애미 대관구 측은 아이티 어린이들을 ‘긴급이주’ 범주로 분류, 입국 비자를 발급하는 방안을 미 국토안보부와 논의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오퍼레이션 피에르 팬’이라는 작전명에서 알 수 있듯 1960년대 초 진행됐던 ‘오페라시옹 페드로 판’과 흡사하다. 추진 주체는 가톨릭 마이애미 대관구로 똑같다.
쿠바에 카스트로 공산정권이 세워진 뒤인 60년 12월부터 추진된 ‘오페라시옹 페드로 판’은 플로리다로 도피한 쿠바 난민 중 무연고 아동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페드로’라는 15세 소년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비밀리에 진행돼 뒤늦게 존재가 알려진 ‘오페라시옹 페드로 판’을 통해 쿠바 부모가 공산주의를 피해 미국에서 새 삶을 살도록 보낸 쿠바 아동은 약 2년간 1만4048명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는 나중에 부모 및 친척들과 재회했고, 나머지는 가톨릭 자선단체 등의 보살핌 속에 미국 사회에 정착했다.
61년 ‘오페라시옹 페드로 판’을 통해 당시 13세였던 엘로이사 에차자발은 여동생과 함께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송돼 뉴욕 고아원에서 자랐다. 그는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주는 방법”이라며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
네덜란드는 아이티 어린이의 자국 입양을 신속히 진행키로 했다. 네덜란드 입양기관 관계자들은 아이티 어린이 약 100명을 데려오기 위해 아이티로 향했다.
앞서 압둘라이 와드 세네갈 대통령도 아이티 국민들의 이주를 제안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그는 “아이티는 과거 노예들이 세운 나라로 국민들은 세네갈을 비롯한 아프리카의 후손”이라며 이주 시 땅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