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마음병원,15년째 소외 어린이들에 ‘희망 선물’

입력 2010-01-18 18:09


경남 창원 한마음병원은 개원 이후 15년째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소외된 어린이들을 초청해 나눔 행사를 갖고 있다.

한마음병원은 올해도 지난 14일 창원의 인애원과 애육원, 진해 희망의 집 등 창원 마산 진해 일대 20개 고아원 어린이 300여명을 초청했다. 어린이들은 창원의 한 극장에서 특수 안경을 쓰고 영화 ‘아바타’를 관람했고 인근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도 먹었다.

한마음병원의 소외 어린이 챙기기는 1995년 시작됐다. 창원 고려병원을 인수해 한마음병원으로 개원한 하충식(51·사진) 원장이 매년 보호시설 아동이나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초청해 봄에는 소풍, 가을에는 운동회를 마련해 왔다.

첫해 10여명이던 초청 어린이는 이제 한 해 4차례 3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조촐하던 행사도 대규모 계절행사로 탈바꿈했다. 가을운동회에는 1000여명 이상이 참여해 일반 초등학교 운동회가 무색할 규모다. 한마음병원 행사는 98년 IMF 외환위기 때도 계속됐다. 경제난으로 더욱 위축될 어린이들을 위해 오히려 규모를 늘려 행사를 치렀다.

지난 15년간 행사를 거쳐 간 어린이는 3만여명을 훨씬 넘는다. 개중에는 간호대를 졸업한 뒤 한마음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여럿 있다.

행사는 병원 직원 400명으로 구성된 나눔의 봉사회가 주관해 치러진다. 봉사회 회원들은 “행사에 온 어린이들 가운데 한두 명만이라도 꿈과 희망을 갖는 계기가 된다면 그게 우리 역할의 전부”라고 말했다. 봉사회는 행사를 위해 매월 1인당 2000원씩 적립해 현재까지 7000만원을 모았다.

한마음병원은 특히 국가에서 지원하는 아동은 물론,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 아동들에게도 별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학교 담임교사의 추천을 받아 매월 70여명의 학생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병원은 장학금 지원 등 각종 사회사업비를 포함해 연 3억∼4억원 정도의 예산을 소외계층 돕기에 내놓고 있다.

하 원장은 “소외된 아이들에게 사회가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행사를 열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당장은 힘들겠지만 사랑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