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2인승 ‘쿨 러닝’ 부탁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
입력 2010-01-18 18:00
‘한국 봅슬레이 최고의 경사.’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한국시간 2월13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선수단에 연일 좋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이규혁, 이상화의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남녀 동반 우승에 이어 18일에는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전 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봅슬레이는 올림픽 메달권과 현실적으로 거리가 있다. 그러나 봅슬레이 불모지 한국이 갖은 역경을 딛고 이뤄낸 결과물이어서 밴쿠버 한국 선수단 전체 사기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국제봅슬레이연맹(FIBT)은 이날 “한국 남자 봅슬레이팀이 4인승 종목에 이어 2인승 종목에서도 밴쿠버 출전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는 남자 2개(2인승·4인승), 여자 1개(2인승)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강광배(37·강원도청)가 이끄는 한국 남자 봅슬레이는 지난해 말 4인승 티켓에 이어 2인승까지 밴쿠버 대회 남자 전 종목에 나가게 됐다.
하늘이 감동한걸까. 비인기 종목 설움 속에 전 세계로 유랑 훈련을 다니던 한국에 2인승 출전권 선물이 주어진 것은 행운이었다. 한국은 원래 2인승 세계랭킹이 19위여서 17위까지 주어지는 밴쿠버 티켓을 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계올림픽 봅슬레이는 세계랭킹 1∼3위 국가들이 각각 3개 팀씩 총 9개 팀, 4∼10위 국가들이 각각 2개 팀씩 총 14개 팀, 11∼17위 국가들이 각 1개 팀씩만 출전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세계랭킹 4∼10위권 국가인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2진급 팀들이 팀별 세계랭킹 50위권에 들지 못해 밴쿠버 참가 조건에 미달하면서 한국이 2인승 티켓을 가져오게 됐다. 2인승 세계랭킹 18위 일본도 어부지리를 얻어 밴쿠버 무대를 밟는다.
밴쿠버 대회에서는 2인승 봅슬레이 경기가 먼저 열리고, 나중에 4인승 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에 두 종목 모두 출전하는 선수들이 실전 경험과 컨디션 조절에서 유리하다.
한국 썰매 종목의 선구자 강광배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루지 선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및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스켈레턴 선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봅슬레이 선수로 4개 대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기쁨을 재확인했다.
유럽컵 대회 참가차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한국 남자 봅슬레이팀은 이달 말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들어가 밴쿠버 감동 드라마를 준비한다. 성적은 둘째고, 참가 자체가 메달감이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