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팀 성적, 용병에게 물어 봐
입력 2010-01-18 18:00
용병 활약 따라 순위 결정
GS칼텍스 ‘데스티니 효과’
김연경 日 진출 첫해 돌풍
잘 뽑은 용병이 1년 농사를 좌우한다. 특히 한방 있는 해결사의 비중이 큰 프로배구에서는 용병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18일 현재 남녀부 선두에 올라있는 삼성화재(17승3패)와 현대건설(13승2패)에는 가빈과 케니라는 특급 용병이 있다. 가빈은 득점(643점)과 공격성공률(54.53%) 1위다. 케니도 두 부문 선두다. 반면 용병이 부진한 팀은 팀 성적도 부진하다. 득점 14위 조엘(203점)이 뛰고 있는 KEPCO45는 6승14패로 5위다.
공교롭게도 남자부는 팀 성적순이 용병 활약도와 일치한다. 경기당 평균득점을 보면 가빈(32.15점) 피라타(18.67점·LIG손보) 앤더슨(16.44점·현대캐피탈) 밀류셰프(15.12점·대한항공) 조엘(14.57점·KEPCO45) 순이고 팀 순위도 이와 같다. 여자부는 득점 2위 밀라가 뛰는 도로공사가 꼴찌인 것만 제외하면 케니, 몬타뇨(KT&G) 카리나(흥국생명)로 이어지는 득점순위가 곧 팀 성적순이다.
GS칼텍스의 용병효과는 더욱 극적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데라크루즈라는 용병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었다. 올해는 이브를 영입했지만 기대이하(경기당 16.38점)의 성적을 보였고 팀은 2승10패로 꼴찌를 다퉜다. 긴급처방은 용병 교체였다.
지난 10일 미국 대학리그 득점왕 데스티니를 수혈한 GS칼텍스는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을 연파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선두 현대건설마저 잠재우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 경기서 데스티니는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26점을 퍼부으며 케니(26점)와 쌍벽을 이뤘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 6-3에서 데스티니는 서브기회를 잡아 엔드라인에 떨어지는 긴 서브를 잇달아 성공시키는 등 6점을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을 우승시키고 일본 무대로 떠난 김연경(JT 마블러스)은 데뷔 첫해부터 최고 용병으로 자리잡았다. 17일 도레이 애로우즈와의 경기서는 일본 진출 후 최다인 39점을 올리는 등 각종 공격부문 상위에 올라있다. 총득점(231점), 세트당 공격 득점(6.03점), 백어택(46.7%) 1위, 공격성공률(48.5%) 2위다. 전문 리베로 못지 않은 리시브 실력을 보여 리시브 정확도(71.1%)에서 4위에 올라있다. 이같은 ‘김연경 효과’로 만년 하위팀인 마블러스는 10전 전승으로 선두를 질주중이다. 반면 김연경을 떠나보낸 흥국생명은 6승8패로 플레이오프 티켓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