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교 생생한 증언 초기 기독정신 재조명”… SBS 드라마 ‘제중원’
입력 2010-01-18 21:13
SBS TV의 월화드라마 ‘제중원’이 구한말 의료선교사 앨런과 의료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했던 제중원을 다뤄 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독교 역사를 바탕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는 데다 의료 발전에 대한 기독교의 공헌과 이웃(백성들)을 위한 섬김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을 배경으로 백정 소근개(박용우 분)가 제중원의 의사 황정이 되기까지의 성공담을 그린다. 지난 4일 처음 방송됐다.
제중원은 미국 선교의사인 호러스 앨런의 건의로 지어진 국립의료기관이다. 처음에는 광혜원이었으나 개원 12일 만에 제중원으로 바뀐다. 1893년 병원 운영이 부실해지면서 운영권이 미 북장로교 선교부로 넘어갔으며 이후 세브란스씨의 기부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이 된다.
초대원장 앨런은 1884년 9월 미국 북장로회의 의료선교사로 들어와 갑신정변 때 칼을 맞아 중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해 준 것을 계기로 고종의 총애를 받게 된다. 제중원을 맡은 이후에도 계속 복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회 방송에서 석란(한혜진 분)이 앨런(리처드 분)에게 “선교를 위해 왔냐”고 묻자 앨런은 “의료선교를 하러왔다”고 대답한다.
제작진은 “종교적인 백그라운드를 최소화하고 드라마로서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상 기독교의 의료발전 공헌과 선교사들의 박애정신이 그대로 그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독교의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신대 임성빈(기독교 윤리학) 교수는 “인기 드라마를 통해 각 사회에서의 기독교 역할이 역사적으로 재조명되면 민족종교, 이웃과 함께하는 종교 등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화사역자는 “앨런에 대한 교계의 평가가 엇갈리고는 있지만 의료선교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적극 연구, 홍보해 기독교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심이 깊기로 소문난 한혜진이 주인공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혜진은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성경 4장씩 꼭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난한 어린시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그는 ‘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인공 역을 신인 시절 맡아 일약 스타가 됐다.
한편, 19일 방송에서 소근개는 선교사 앨런에게 의학조수로 써달라고 부탁한다. 앨런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밤새 민영익을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에 감명 받고 조수로 받아들인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