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골프(39)
입력 2010-01-18 10:10
스윙의 정석, 힘 빼라
얼마 전 영국 출장시 H상선 김상무와 식사할 때, 동석했던 관리부장의 에피소드라며 "우리 김 부장은 골프화 한쪽 코 끝에는 HP, 다른 쪽에는 MB라고 써 놓았는데 그게 아주 약발이 좋답니다.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가시나요?"라고 물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모르겠다고 하자, 김상무가 "그게 힘 빼, 머리 박아의 약자입니다"라고 설명해서 박장대소했다.
그렇다. 골퍼들의 가장 큰 단점은 긴장(Tension) 이고 가장 큰 실수는 헤드업(Look up)이다.
가장 좋은 샷을 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은 신체적으로는 긴장이 이완되어 있고 정신적으로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며 볼을 잘 봐야 하는 것이다. 힘 빼라는 것은 파워를 넣지 않고 스윙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온 몸의 경직된 것을 풀라는 의미인 것이다. 긴장을 풀기 위해 골퍼들은 백스윙을 하기 전에 꼭 왜글(Waggle)을 한다. 그것은 보비 존스가 말한 것처럼, 왜글은 긴장을 피하거나 없애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The purpose of the waggle is to avoid and destroy tension). 왜글을 통해 손에 클럽을 쥔 그립이 적절한지 느낌을 알 수 있고 이런 것은 배팅을 위한 야구 타자들의 동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왜글을 마치고 마음의 준비가 되면 백스윙을 위한 테이크어웨이(take-away)를 시작한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아주 차분하게 준비를 하던 골퍼들이 이 때 순식간에 다른 모습으로 성급하게 돌변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급하게 백스윙을 하는 사람치고 일류 플레이어는 없다"고 단언하는 원로 프로가 있으며, "백스윙 요령은 등에 업은 어린 아이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상체를 회전시키는 일"이라는 말처럼, 서두르지 않는 게 백스윙의 첫 번째 덕목이다. 골프의 전설들이 남긴 아래의 명언들은 백스윙과 관련된 귀중한 조언들로 우리가 명심할 참 좋은 내용이다.
1. 백스윙을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결정을 마쳐라 그리고 몸의 동작에 맡겨라. (토미 아머)
스윙 도중에 머리가 복잡하면 안 된다. 일단 모든 사항을 입력한 후에 스윙의 엔터 키가 눌러지면 그냥 거침없는 동작 모드에 들어서야 한다. 몸의 근육은 뇌로부터 아주 단순한 지시 사항이 내려야만 오작동이 없기 때문이다.
2. 백스윙을 오른쪽 귀에 앉아 있는 파리라도 잡을 것처럼 성급하게 휘둘러 올리지 마라
(월터 심프슨).
과거에는 나도 어깨를 움찔하면서 급하게 백스윙을 들어 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등에 업고 있는 아기를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한 후에 급하게 들어 올렸던 백스윙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3.어드레스 때처럼 오른쪽 무릎이 펴지지 않고 돌아가지 않는 게 강타의 조건이다.
(치치 로드리게즈)
많은 아마추어들이 백스윙시 과도한 체중이동 동작으로 오른쪽 무릎과 상체가 한꺼번에 밖으로 밀려 나가는 실수를 한다. 또는 근육이 긴장되면서 백스윙의 톱을 키우는 자세로 오른쪽 무릎을 펴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하게 체중이 경계를 넘지 않도록 오른쪽 무릎이 백스윙 때에 버팀목이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4. 백스윙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다운스윙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바이론 넬슨)
비슷한 표현으로 토미 아머는 "백스윙에 가장 중요한 팁은 톱에서 잠깐 멈추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서로 마주 보고 타는 놀이터의 그네나 유원지의 바이킹을 유심히 지켜보면, 한쪽 방향으로 올라가서는 일단 정지한 후 다른 방향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찰나의 정지, 즉 전환점(transit)이 매우 중요하다. 그 찰나의 정지 동작 때에 이미 하체는 전방으로 체중이동을 시작하며 다운스윙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체가 전방으로 쏠려 나가는 불안전한 다운스윙이 되기 십상이다.
“여호와는 말의 힘이 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며
사람의 다리가 억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고“(시147:10)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