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경활인구 일자리 ‘고민’…작년 1500여만명 사상최대, 400만명이 ‘사실상 백수’

입력 2010-01-17 21:14


그동안 노동시장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온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인구)의 실체에 한 걸음 더 접근할 수 있는 단서가 이번 노동연구원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비경활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어 취직을 포기한 인구를 말하는데 ‘일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을 이유로 취업자와 실업자 통계에서 제외돼 왔다. 하지만 상당수 노동전문가들은 실업자 통계의 허점 등으로 ‘사실상 백수 내지 실업자’의 상당수가 비경활인구로 분류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노동연구원 보고서의 ‘희망근로 선발자 이전 이력’ 항목을 보면 비경활인구가 46.6%나 차지한다. 결국 비경활인구의 상당수가 실제 일할 의사가 없는 게 아니고 일자리가 생기면 일할 의사가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여자 63%가 ‘희망근로가 아니더라도 현재 무엇이든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 것인가’란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것도 이를 증명해준다. 참여자 중 직업을 갖고 있던 이는 22.5%였고 실업자는 31.1%에 불과했다.

예상보다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비경활인구가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활인구는 1569만8000명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였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사실상 백수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실상 백수는 공식실업자(88만9000명),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96만3000명)에다 비경활인구 중 구직단념자(16만2000명), 취업준비자(59만1000명),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자(147만5000명) 등을 합쳐 408만명이라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사실상 백수 중 절반 이상이 비경활인구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금껏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위주로 일자리 대책을 폈던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올해는 비경활인구를 위한 일자리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면서 노동유연성 제고와 기업의 투자 확대 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