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대참사] “고아들에게 난민 자격을”
입력 2010-01-17 21:15
현지 책임자 “국제사회 해외입양 추진” 호소
아이티 지진의 가장 큰 피해자인 아이들이 참사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난민 자격을 주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CNN 방송은 아이티에 있는 고아들에게 난민 자격을 주고 해외 입양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현지 고아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있는 GLA(하나님의 작은 천사들) 고아원 책임자 딕시 빅켈은 “아이들을 유럽이나 캐나다, 미국에 보낼 수 있도록 난민 지위를 부여해 주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GLA는 아이티에 있는 규모가 큰 고아원 중 하나다.
BBC 방송에 따르면 폐허가 된 포르토프랭스 길거리에서 시신들과 함께 잠을 자는 아이들은 200만명에 달한다. 그 중 고아는 수천 명에 이르고 있다.
진작 부모를 잃은 아이들도 이번 지진의 피해를 입고 있다. 지진 발생 전부터 고아원 시설에 있던 아이들은 서류가 지진으로 유실되면서 입양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빅켈은 “해외 정부들이 빠른 시일 내에 입양 수속을 마칠 수 있도록 인권적인 차원에서 협조해야 한다”면서 “이번 재앙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기존의 고아들이 입양될 수 있도록 긴급 비자와 여권을 발급하는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수용할 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최근 아이티를 방문해 아이를 입양한 영국의 크리스 스켈튼은 “많은 아이들이 고아원에 들어올 것으로 보이지만 외부 지원이 없다면 더 이상 수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캐나다 이민국은 입양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이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