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실적 발표 뒤 주가 하락 경우 많아

입력 2010-01-17 18:39


1월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는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이다. 연초의 증시 랠리가 추가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주 일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됐고 결과는 긍정적이다.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 줬고, 예상을 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그리 신통치 못했다. 삼성전자가 긍정적인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했지만,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 주말 재차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는 미국 인텔사 실적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인텔은 지난주 목요일 장 마감 후 호전된 실적을 내놓았지만 정작 주가는 금요일에 3.17% 급락했다. 이는 실적 발표가 오히려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전형적인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의 특징에 해당한다.

어닝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긍정적인 실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에서 JP모건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번 어닝시즌에서 미국 금융주 중 첫 번째 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JP모건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시장 예상치를 다소 하회(-4.7%)했지만, 순이익(주당 74센트)은 시장 예상치(60.2센트)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JP모건 주가는 2.26% 급락했다. 이날 주가 부진의 이유는 4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출 부실과 배당금 동결이라는 악재가 더 많은 우려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과거 실적 호조 요인을 퇴색시키는 실적 발표 시즌의 전형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이번 주에도 국내외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 수는 지난주보다 더 많다. 국내기업으로는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신세계 GS건설 등이, 미국에선 씨티그룹 IBM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구글 GE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주를 지나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정점을 넘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략을 짤 때 현재까지 실적 결과에 따른 주가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