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최근 공개 나이 든 빈 라덴 사진… 스페인 정치인 얼굴 도용
입력 2010-01-17 19:38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나이든 최근 모습이라고 공개한 사진이 스페인 정치인의 사진을 도용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을 도용당한 인물은 스페인 공산당 소속 현직 의원인 가스파르 리아마자레스(52). 그는 “FBI가 터번을 쓰지 않고 턱수염을 깎은 ‘나이든 빈 라덴’의 사진을 만들면서 과거 선거용으로 사용한 내 사진에서 이마와 헤어스타일, 턱선을 잘라내 붙였다”며 FBI에 항의했다.
FBI는 지난 14일 첨단 디지털 영상기술을 사용, 빈 라덴을 비롯해 수배 중인 테러리스트 합성사진 18장을 제작해 언론에 공개했었다. FBI 켄 호프먼 대변인은 “전문가가 FBI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낸 빈 라덴 머리 모양에 만족하지 않아 인터넷 사진 일부를 사용했다”며 도용 사실을 시인했다.
리아마자레스는 현재 FB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이번 일로 빈 라덴의 안전은 위협받지 않겠지만 나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사진=텔레그래프 홈페이지